제 생각에는 시즌이 끝나고 평가를 받아도 늦지 않을 것 같은데, 본인이 많이 내려놓으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어 보이긴 합니다. 2020년에 무너진 팀을 가지고 좋은 선수들 끌어와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건 인정할 수 있지만 경직되고 섬세하지 못한 전술 지도로 승격 문턱에서 매번 좌절한 점은 아쉬웠죠.

 

  올시즌 구단 지원도 줄어들고 그동안 끌어모은 좋은 선수들이 나가면서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라서 괜찮은 모습도 보여줬는데, 지금 보니 안드리고 선수 덕분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우형 감독님이 나간다면 우리 구단도 앞으로의 운영 방향에 대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 방향에 맞는 감독을 선임해야할 거고요. 만약 구단의 목표가 승격이라면 두가지 방향성이 존재합니다. 수원FC 모델과 광주FC 모델이죠. 제주나 대전은 애당초 기업구단이라 따라하는 게 불가능하고 상무는 논외니... 

 

  수원FC 모델은 현재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수들을 모으는 것입니다.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보다는 선수의 퀄리티와 적절한 활약으로 승리를 노리는 전략이죠. 수원FC는 이 운영으로 승격 후 수년간 좋은 성적을 1부에서 유지했고, 나름의 구단 홍보와 색깔 입히기에도 성공했습니다.

 

  사실 이우형 감독님의 안양은 수원FC 모델을 따른 것이라고 저 나름대로는 평가합니다. 그리고 그 성과가 작년에 나왔어야했는데 실패했죠. 이 시점에서 사실 적절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했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했습니다. 작년의 안양은 정말 영혼까지 다 끌어다 쓴 느낌이었거든요. 선수들의 계약기간을 볼 때, 승격에 실패하면 올해는 작년과 같은 스쿼드를 만들 수 없다는 게 자명했죠. 그래서 저는 작년이 이우형 감독님의 FC안양이 기록할 수 있는 최고 성적이라고 봤습니다.

 

  어쨌든 구단은 그동안의 성적이 있으니 재계약을 결정했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우선 해주는 것으로 합의를 본 것 같았어요. 여름이적시장에서 구단의 행보가 의아한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이우형 감독님은 좋은 자원을 잘 활용해서 성적을 내는 분입니다. 그런데 그 좋은 자원이 다 사라지도록 구단 운영을 했죠. 조나탄, 안드리고, 박재용은 누가 봐도 이우형 감독님 전술의 핵심 선수들이었습니다. 김경중, 아코스티, 백성동 선수들이 빠져나간 공격진에서 이들에 대한 의존도는 더 심해졌습니다. 그럼에도 구단은 이들을 모두 방출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구단 입장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팀에서 이우형 감독님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요. 이런 상황 때문에 감독님도 많이 좌절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단의 방향성이 궁금한 것입니다. 그동안 이우형 감독님과 함께 했던 방향은 좋은 선수들을 모아서 승격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좋은 자원들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 거죠. 그런데 막상 감독님과 재계약 이후에 구단이 보여주는 방향은 좋은 선수들을 모으는 방향이 아닙니다. 오히려 '대안도 없이' 다 내보내고 있죠.

 

  만약 이우형 감독님의 사퇴를 받아들인다면, 구단이 이제 냉정하게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 나름대로는 시민구단의 특성을 생각할 때는 광주FC 모델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정효 감독님처럼 우수한 감독을 골라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죠. 수원FC 모델을 유지해도 괜찮습니다. 다만 그렇다면 올해처럼 팀의 핵심 선수를 그저 어쩔 수 없다는 변명으로 허망하게 보내는 일은 없어야합니다.

  • ?
    23년안양우승 2023.07.25 13:39 (*.235.5.208)
    광주는 상무시절과 튼튼한 금호고가 있고,
    수원FC는 내셔널부터 기반을 다졌죠.

    적합하지않아요 안양이바라보는 방향이랑은..

    저는 지금의 안양은 기반을 다지는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조규성, 박재용, 박종현같은 좋은 구단유스가 한명씩나오기 시작했구요.

    지금 승격을 노리는 구단들과 비교해볼때 구단운영비도 저희가 아마 제일 작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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