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아쉬운 경기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극초반에 이기지 못한 몇 경기들과 최근 부산전은 한숨만 나오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요.
스쿼드는 약해진 게 분명합니다. 공격진은 아예 붕괴됐고, 수비진도 정민기의 공백을 여실히 느끼고 있죠.
하지만 전술적으로는 상당히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수비 라인이 높아졌습니다. 수비시에는 내려서서 박스를 만들지만 공격시에는 수비진이 과감하게 전진하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올시즌 백동규 선수의 움직임은 상당히 재밌죠. 공격수들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부분을 숫자 싸움으로 극복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나름 성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극초반 몇 경기를 제외하면 득점은 꾸준히 하고 있죠. 공격전개도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오히려 문제는 수비입니다. 높아진 수비라인으로 인해 뒷공간 노출 빈도도 늘어나고, 체력 저하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도 많이 보입니다. 그렇게 후반에 실점해서 승점을 잃은 경기들이 많죠.
저는 이런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지난해까지 우리 공격은 역습 원툴이라고 봐도 무방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점유율이 낮은 경기에서 득점도 많이 나오고 승리도 많았죠. 반대로 상대편이 내려서서 역습만 노리면 답답한 경기를 너무 많이 했습니다. 이기는 경기도 항상 주도권을 주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가슴 졸이면서 봐야했죠. 솔직히 작년의 안양이었으면, 아무리 천안이라도 이번처럼 압살하는 경기를 하기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우리가 경기를 주도하고, 적극적인 플레이가 늘었다는 점입니다. 공격시에는 과감하게 오버래핑해서 숫자싸움을 하고, 수비시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해서 공을 뺏으려고 합니다. 저는 이러한 시도와 실패를 반복해야 강팀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는 성공하고 일부는 실패하고 있지만, 6승 3무 3패면 꽤 좋은 승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방향을 유지하고, 조금만 발전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격할 수 있어보여요. 시즌 전에 저는 올해는 큰 기대 안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생각보다 잘해서 플레이오프 정도는 충분히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현재 생각입니다. (물론 여름 이적시장이 중요하긴 합니다만....)
다른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요즘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것 같아서 나름 뿌듯합니다. 정말 팬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안양이 나름 좋은 축구와 스토리를 만들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전 2019년부터 안양을 응원하고 있는데, 짧은 팬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안양은 응원하는 맛이 있는 구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작년부터 육아로 인해 직관을 못해서 아쉬운데, 여기 올라오는 글들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서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