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신 것 같아서 제 뜻을 다 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같은 안양팬으로서 여전히 애정을 담아 답변을 드릴게요.

일단 제가 바깥에서 지랄도 못하는 주제에 경기장에서만 여포질한다는, 그런 뉘앙스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일단 저는 C석 원정석 쪽에 앉아 있어서 그쪽까지 가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는 변명을 드리고요. 저는 응원석에서 응원을 하지 않아요. 일반가변석에서 욕하시며 소리치던 분에게는 한번 적당히 하자고 말씀 드린 적이 있었고요. 아마 저번시즌 이랜드전 때 최재훈이 거칠게 하던 경기였던 것 같네요.

너구리님, 열 받으시고 억울하면 본인 부모 자식들 앞에서도 개새끼 찾으시나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도 똑같아요. 응원석 팬들보다 훨씬 많은 일반 시민 관중들이 아워네이션을 찾습니다. 대부분 가족이고요. 아이들이 많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우리보다 그 사람들의 구매력이 구단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우리 경기장에서 소리치는 욕설이 들리고, 아이들과 부모들이 난처한 표정을 지을 때 그분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 사람들이 아워네이션이 험악해서 가족 데려갈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다음부터 경기장을 찾지 않을까봐 우려스럽습니다. 그래서 이 글 쓴겁니다. 더군다나 이번시즌은 육성응원 금지잖아요.

그리고 홈팬으로써 어웨이팀한테 쌍욕 박을 수 있는 것이 홈의 이점이라는 말씀에 동의할 수 없네요. 우리 경기를 그저 감정을 분풀이하는 공간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홈이라는 이점은 익숙한 응원소리와 연습한 대로 다 보여줄 수 있는 필드가 있는 곳이고요. 욕하지 않아도 충분히 홈의 이점 살릴 수 있습니다.

이번 경기 심판 때문에 열받으신 것 정말 백번 공감합니다. 그리고 구단을 사랑하는 방식, 그걸 표현하는 방식도 다양하다고 생각하고요. 너구리님이 스스로 표현하는 방식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들 방식도 존중을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큰 소리로 항의하고 야유가 퍼지는 경기장과 쌍욕이 퍼지는 경기장은 일반 관중들이 느끼기에는 천지 차이입니다.

욕하신 분 당사자 혹은 당사자 지인인 것 같아서 이렇게까지 말씀을 드려요. 진심으로 바뀌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면 더 구단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시간과 마음을 씁니다.